2019년 뉴트로 열풍, 다섯 개를 사 먹어봤습니다
💡 이 글은 밍피디의 티스토리(cfdf.tistory.com)에 나뉘어 올렸던 다섯 편의 글을 하나로 묶어 마이그레이션한 글입니다.
최근 레트로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레트로란 회상, 회고, 추억이라는 뜻의 영어 ‘Retrospect’의 준말인데요. 이를 New와 결합한 “뉴트로”라는 용어 또한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정신 차려보니 제가 포스팅한 뉴트로 관련 아이템만 다섯 개라는 겁니다. 본의 아니게 두 달 동안 뉴트로만 사 먹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에 정리해 봅니다.
1. 괄도 네넴띤
작년에 야민정음이라는 것이 유행했었습니다. 멍멍이 → 댕댕이, 대머리 → 머대리 등 비슷한 모양을 다른 비슷한 모양의 한글로 치환하는 인터넷상의 장난이었는데요. 이때 탄생한 것이 바로 “괄도 네넴띤”입니다. 바로 “팔도 비빔면”을 야민정음화 한 글자인 것이죠.
팔도에서 이 점을 캐치하고 이를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결국은 정식 제품으로까지 출시했습니다. 바로 “35주년 한정판 괄도 네넴띤”입니다.
마침 퇴근길에 가본 이마트24에 괄도 네넴띤이 있어서 구매해 보았습니다.

4,500원의 행복.

#JMT가 인상적이다.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팔도비빔면 매운맛”이라는 점입니다. 전 이 사실을 모르고 구매했습니다. 매운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다행이지만 아닌 분이라면 주의해서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아무리 매워도 올인. 빠꾸는 없다.

계란보다는 삼겹살.
(사진을 잘 못 찍었네요. 맛없게 나왔지만 맛있었습니다. 간을 하지 않은 삼겹살과 함께 먹으니 맛있더군요.)
일단 완성품 자체의 차이점은 크게 없습니다. 다만 액상 양념에 “큰 고춧가루”가 몇 조각 있는데요. 이는 매움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맛은 팔도 비빔면과 거의 비슷하다. 근데 맵다.
매운 걸 잘 못 드시는 분들은 좀 꺼릴 정도로 맵다.
(물론 불닭볶음면만큼 맵지는 않다.)
인싸들의 유행을 기업 입장에서 캐치하여 마케팅의 일환으로 사용했다는 점은 칭찬할 태도인 것 같습니다. 소비자로 하여금 더 친밀함을 느끼게 해주는군요.
괄도 네넴띤 재구매 의사 없습니다. (덜 매운 게 더 맛있음)
2. 진로 is back
(“is back”은 “돌아왔다” 정도로 해석하시면 됩니다.)

여러 가지 술 사이의 진로.
여러 소주들 사이에 특이한 병이 눈에 띕니다. 바로 “진로”입니다. 아마 저와 비슷한 나이대의 분들이라면 아버지께서 즐기시던 모습을 가끔씩 보셨을 겁니다.
저의 경우 판교 현대백화점 지하 식품관에서 구매했습니다. CU 편의점 일부에서도 판매 중이라 하니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은 근처 CU 및 백화점 식품관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어묵탕과 함께 먹을 진로 구입.
진로는 두꺼비로 유명합니다. 상단에 두꺼비 로고가 그려져 있고 아래 眞露라고 써 있습니다. 한자를 풀면 “참 진”, “이슬 로”입니다. 순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참이슬”입니다.
병의 색상은 투명에 가까운 푸른색입니다. 마치 뽕따나 캔디바의 투명도를 90%로 조정하면 이런 색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병의 색깔 또한 옛날 소주병을 재현한 듯합니다.

진로 is back의 성분표.
사실 다 모르겠고요. 16.9도라는 것만 눈에 들어옵니다. 소주 치곤 굉장히 낮은 도수(17도인 참이슬 후레쉬보다 낮음)입니다.
진로에 대한 TMI

참이슬 초창기 모습.
여담이지만 참이슬이라는 이름은 1998년부터 시작되었고, 당시는 위처럼 “참眞 이슬露”로 한자와 우리말을 병기하였습니다. 최초엔 23도로 출시되었고 현재 16도 선까지 도수가 낮아졌습니다. (현재 빨간 뚜껑인 참이슬 오리지널이 20.1도밖에 안 되는 걸 보면.. 세상 많이 변했네요.) 2009년쯤 “참이슬”만 표기하도록 리브랜딩이 되었고 그것이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진로 골드.
참고로 “진로 is back”이 나타나기 전에도 진로의 명맥은 이어져 오고 있었는데요. “진로 골드”가 그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었습니다. 제 어린 시절 아버지가 마시던 그 병과 비슷한 분위기를 내는 듯합니다. 도수는 25도입니다.

일품 진로.
“일품 진로”라는 제품도 있습니다. 이것 또한 “진로”를 이름에 달고 있고 25도이긴 하지만 진로의 명맥을 잇는 제품이라고 보기엔 애매합니다. 기존 진로가 희석주인 반면 이는 증류주이기 때문입니다. “고급형 진로”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선호하는 주류입니다. 비싸서 회식 때나 먹지 평소엔 못 먹습니다.
하이트진로 소주의 도수를 정리해 보자면 아래와 같습니다.
| 도수 | 제품 |
|---|---|
| 16.0도 | 참나무통 맑은 이슬 |
| 16.9도 | 참이슬 16.9도, 진로 is back |
| 17.0도 | 참이슬 후레쉬 |
| 20.1도 | 참이슬 오리지널(빨간 뚜껑) |
| 25.0도 | 진로 골드(희석주), 일품 진로(증류주) |
참고로 처음처럼 라인은 16.5도(순한), 17.0도(부드러운), 20.0도(진한)입니다.
그래서 맛은?

골뱅이 소면과 함께 콸콸콸.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이므로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개인적으로 일품 진로처럼 도수가 높더라도 깔끔하고 드라이한 술을 선호하기 때문인지, 아래와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 입 딱 대자마자 “약한 소주”라는 느낌이 온다.
- 그래서 그런지 쓴맛보다 단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 개인적으로 드라이한 술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 점이 매우 불쾌하게 다가왔다.
- 가벼운 단맛을 선호하시는 분들껜 추천하지만, 그것을 역하다고 느끼는 분들에겐 비추.
- 이거… 대체 왜 출시한 걸까?

두꺼비와 眞露.
“진로”라는 어감이 주는 무게감은 남다릅니다. 고된 하루를 사셨던 우리 아버지 세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죠. 당시 두꺼비 진로의 도수는 거의 30도에 가까웠다고 합니다.
하지만 “진로 is back”의 경우 그 무게감은 온데간데없습니다. 기존 “참이슬 16.9”와 “참이슬 후레쉬”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병이 예쁜 거 말고는 아무런 특징이 없다는 뜻입니다.
꼰대 같은 발상일 수도 있습니다만, 그 시절 “진로”의 무게감은 “진로 골드”에 전적으로 맡겨둔 채 역사 속에 조용히 묻어뒀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진로 is back 재구매 의사 없습니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에 해롭습니다.)
3. 빙그레 바닐라우유
바닐라 우유가 뭔 인싸템이냐고 생각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이것은 익히 아는 노란 병의 “바나나” 우유가 아닌 “바닐라” 우유입니다.

단지가궁금해 #4.
이는 빙그레의 “단지가궁금해” 시리즈의 네 번째 시즌 작품입니다. 참고로 #1은 오디맛, #2는 귤맛, #3은 리치피치맛이며 지금 소개하려는 #4는 바닐라맛입니다.
저의 경우 세븐일레븐에서 구매하였습니다. (집 앞 CU에는 없더군요.)
일단 맛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투게더를 녹인 맛”입니다.
바닐라 라떼 만들기
사실 다른 맛보다도 이 맛이 유명해진 이유는 에스프레소와 섞으면 바닐라 라떼가 된다는 설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에스프레소, 얼음잔, 바닐라맛 우유.
근처 스타벅스에 가서 에스프레소 싱글 샷을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얼음잔은 최대한 불쌍한 표정으로 얼음 좀 달라고 하면 흔쾌히 주십니다.

섞어봅시다.
에스프레소 싱글샷 + 바닐라맛 우유 절반을 섞었더니 꽤 그럴싸한 맛이 났습니다. 다만, 우유를 전부 넣으면 양이 꽤 많아서 에스프레소의 양이 부족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하고 싶은 경우 에스프레소 투 샷을 주문하시길 바랍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에스프레소 3,600원 + 바닐라맛 우유 1,400원 = 5,000원. 참고로 스타벅스 바닐라 라떼 톨 사이즈가 5,200원(라떼 4,600원 + 바닐라 시럽 3펌프 600원)입니다.
200원 아끼자고 이 짓을 한 셈입니다. 가성비가 별로니 그냥 바닐라 라떼를 사 드시길 권장합니다.
바닐라맛 우유 재구매 의사 없습니다.
4. 곰표 오리지널 팝콘

곰표 밀가루.
곰표 하면 이 밀가루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최근 이 곰표가 매우 재밌는 형태로 여러 상품에 사용되고 있습니다.

곰표 밀가루와 매우 흡사한 디자인.
곰표 오리지널 팝콘은 현재 CU에서 판매 중이며 가격은 1,700원입니다.

꽤 많이 들어있다.
생각보다 꽤 많이 들어 있습니다. 질소의 비율이 다른 과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낫습니다.
맛을 평가하자면 맛있습니다. 충실히 짭짤한 오리지널 팝콘의 맛을 재현해 내고 있습니다. 물론 전자레인지를 필요로 하는 갓 구운 팝콘의 맛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당연히 그만큼 바삭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런 봉지 과자 형태의 팝콘 시리즈 중에는 가장 맛있고 알차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팝콘을 선호하기 때문에 저는 매우 만족스러웠습니다만, 스위트 팝콘·어니언 팝콘 등 다른 맛을 선호하시는 분들껜 약간 아쉬울 수도 있습니다.
곰표 오리지널 팝콘 재구매 의사 있습니다.
5. 해피라면
사실 이건 제 기준으로 뉴트로의 범위를 벗어났습니다. 1982년에 출시되어 1990년대 초반에 단종되었기 때문에 저는 겪어본 적이 없습니다. 90년대 초반에 제가 라면을 먹을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는 당시 시장 지배자였던 신라면, 안성탕면 등을 먹었기 때문이죠.

정말 레트로스러운 표지.
촌스러운 것을 보니 출시 당시의 느낌을 충실히 살린 표지 같습니다. (물론 전 당시에 본 기억이 없습니다만..)

봉지까지 레트로인지 상태가 별로였다.
뭐 제가 뽑기를 잘못한 것이겠습니다만 비닐 상태가 이상해서 라면이 이상하게 뜯겨버렸습니다. 라면 스프는 1개입니다. 좀 먹을 만하다 싶은 라면들이 분말스프, 건더기스프가 따로 첨가되어 있는 것과 다르게 말이죠. 걍 싼 가격만큼 퀄리티도 기대할 만한 수준은 아닙니다.

끓였다.
맛은 그냥 그렇습니다. 매운맛이긴 한데 신라면같이 맵고 짜고 그런 깊은 맛이 나진 않고요. 마치 컵라면 같은 맛입니다. 맛까지 과거로 돌아간 것 같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이 라면, 양이 정말 적습니다. 거의 육개장 사발면 같은 느낌입니다. 면도 얇고요. 끓여 먹는데 양과 맛이 컵라면 수준입니다. 싸다는 것 말곤 장점이 없습니다.
어차피 대충 먹을 라면인데, 맛과 건강을 라면에서 왜 찾느냐는 그런 의견이 있죠? 하지만 이 라면은 그걸 넘어섭니다. 정말 이 라면은 대충 먹기에도 돈이 아깝습니다. 레트로풍이라는 특성을 빼면 이도 저도 아닌 포지션입니다.
해피라면 재구매 의사 없습니다.
총평
| 아이템 | 한 줄 평 | 재구매 |
|---|---|---|
| 괄도 네넴띤 | 팔도 비빔면인데 맵다 | ✕ |
| 진로 is back | 병만 예쁘고 무게감이 없다 | ✕ |
| 빙그레 바닐라우유 | 200원 아끼려다 고생함 | ✕ |
| 곰표 오리지널 팝콘 | 봉지 팝콘 중엔 제일 알차다 | ○ |
| 해피라면 | 대충 먹기에도 돈이 아깝다 | ✕ |
다섯 개 중 하나. 타율 2할입니다.
요즘 주 소비 계층이 20대 후반 이상부터여서 그럴까요? 굉장히 그 나이대의 어린 시절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 상품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물론 저는 재밌고 좋습니다. 다만 어린 친구들은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네요.
그리고 이렇게 정리해 놓고 보니 알겠습니다. 뉴트로는 맛으로 사는 게 아니라 추억으로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겪어본 적도 없는 추억을 계속 사고 있었던 거죠. 그러니 맛이 있을 리가.
곰표 팝콘만 빼고요. 그건 그냥 맛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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